15기 인턴 서평 퍼레이드① 「교육개혁은 왜 매번 실패하는가」

나는 7살 때부터 교육 서바이벌 게임 전선에 뛰어들었다.
7살 때였다.
유치원을 다녀와 동네 친구들과 한참 잘 놀고 있던 나는 집으로 가자마자 ‘공문수학 선생님’이라는 사람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영문도 모른 채 엄마 손에 이끌려 책상 앞에 앉아 처음 보는 숫자 문제를 맞추느라 낑낑댔고, 엄마는 그런 나를 보며 대견해했다. ‘난 더 놀고 싶은데 엄마는 왜 이런 걸 시키지?’ 라는 의문에는 답해주지 않은 채…….
84년생, 88만원 세대의 교육 서바이벌 게임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중학교는 초등학교와 분위기부터 달랐다.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을 비롯해 가정, 기술, 체육, 음악, 미술 등의 예체능 과목까지 모두 외워야 할 것 투성이었다. ‘아… 짜증나, 안 외울래’ 하는 순간 선생님의 매는 손바닥을 사정없이 강타했다.
나로 하여금 성적 서바이벌 게임에서 우위를 점하게 하고 싶으셨던 우리 부모님은 날 종합 학원에 등록시키셨으나 한 학기도 못가 그만둬 버렸다. 몸은 자유로워졌으나 성적은 급격히 나빠졌다.
고등학교는 중학교와 양상이 또 달랐다.
‘내신’과 ‘수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한다. 3년 과정이지만 2학년까지 교과과정을 모두 배우고 3학년 때는 문제풀이 연습만 한다. 수업 시간에 교과서를 못 본 지 오래되었다. 문제집을 놓고 수업하니까…….
‘문제집 놓고 푸는 것만 달달달 외우게 하는 게 무슨 학교 수업이야?’라고 외치고 싶었다. 허나 좋은 대학 못 가면 인생 끝이라는 구호를 듣고 살아온 게 초등학교 이래 10년 가까이다. 고지가 코 앞인데 그냥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래저래 3년을 참고 견뎠고, 졸업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수능을 보기 위해서 이 짓을 한 해 더 반복했다.
대학에 왔다. 개뿔 특별한 거 없다. 이 학교, 이 학과를 나오면 나에게 장밋빛 미래가 보장될까? 20년 동안 미래의 무언가를 위해 뼈빠지게 공부했는데 이젠 그 무엇도 없어져버린 느낌이다. 허무하고 또한 억울하다.
‘교육개혁은 왜 매 번 실패하는가’
그것은 만물의 존재 가치를 깨닫고,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 줌 지식을 갖고 문제를 많이 맞추는 사람이 ‘우월한’ 사람이 되어, '우월한' 집단에 들어가, '우월한' 권력을 행사하게 만드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교육 방식 속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시대가 바뀌었고 더 이상 좋은 학교, 좋은 학벌이 미래를 보장해주지도 못하건만, 명문대학을 향한 학생과 학부모의 의지는 꺾일 줄을 모른다.
신자유주의 사회 구조가 고착화되고 20:80의 사회 구조가 심화되면서 일반 국민들의 불안 수준은 거의 극에 달해 있다. ‘그래도 내 아이만은 살아남겠지’라는 기대 속에 아이들의 삶은 사교육 지옥의 불구덩이 속으로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내 아이’ 만이 아닌 ‘우리 아이들 모두’가 살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제도권의 교육을 비판하며 대안적 교육을 모색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아이들이 숨쉬고 뛰놀 수 있는 교육, 자유롭게 상상하고, 하기 싫은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즐거운 교실을 꿈꿔본다.
대자연 속에서 공감과 연대의 정신을 배워 가며 독립된 인격을 수양할 수 있는 대한민국만의 ‘참 교육’ 모델이 이 뜨거운 진통 속에서 언젠가는 태어나리라는 믿음을 가져 본다.
글_ 김인선 (희망제작소 15기 인턴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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